티스토리 뷰
[빅토카츠] 같이.
마지막 시즌, 그 사람의 도움으로 내가 그토록 기다렸던 금메달을 안고. 목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느낌과 사람들의 환호성, 흐르는 눈물과 함께 은퇴한 지 1년이 지났다.
그리고 지금,
나는 매일매일 남아도는 시간을 얼음판 위에서 보내고 있었다.
“유리. 다시 복귀하라니까-.”
“아직 나이도 25살이고. 충분히 복귀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인데, 왜 은퇴한 거야?”
“빅토르도 지금 28살에 ㅇ, 읍!”
그거, 금지어! 하고 속삭이며 미나코 선생님의 입을 막는 유우코 누나였다. 내게 들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나 보지만 다 듣고 있었다. 반응하지 않았을 뿐이지.
“빅토르.”
나는 작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 자신의 선수 생활을 잠시 미뤄두고 코치로서 1년간 함께했다. 그리고 남은 1년, 그와는 코치가 아닌 선수로 만나 경쟁했다. 나는 내 마지막 프로그램을 내가 직접 짠 안무로 결정했다. 운이 좋았던 걸까, 아니면 심사위원의 짓궂은 장난인 걸까. 빅토르는 그때 내가 본 적 없는 최고의 무대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내 점수가 발표되는 순간 빅토르의 시선은 내게로 향해있지 않았다. 어째서 내 이름이 빅토르보다 위에 있었던 걸까. 내가 빅토르를 이겼다는 것을 어느 누가 믿을 수 있을까. 살아있는 레전드라고 불릴 만큼, 내게 완벽했던, 동경하고 있던 그 사람이. 귀가 먹먹해질 정도의 환호성에 나는 귀를 막았다. 그러자 내 앞에 그림자가 드리워지며 그가 먼저 내게 다가왔다.
“유리~, 완전히 져버렸네. 이번 너의 무대는 정말 완벽했어!”
아냐, 빅토르의 연기가 더,
“적어도 마지막은 화려하게 금메달로 장식하고 싶었는데. 하하, 앞으로도 많이 이겨야 해? 자, 웃어!”
마지막..?
“보고 있을 테니까.”
.
.
.
.
“보고 있을 테니까..”
“어이, 유ㄹ……!”
어라, 내가 왜 이러지. 나는 울지 않겠다는 다짐이 와르르 무너지며 눈물을 쏟았다. 볼을 타고 흘러내려 바닥을 적시고 있었지만 나는 미끄러지는 스케이트에 몸을 맡기고 그때 빅토르가 했던 마지막 안무를,
따라 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
바닥에 쓰러지듯 주저앉아 나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지금 내 앞에 누가 와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문득 그의 생각이 나 다시 일어나서 빅토르가 나만을 위해 만들어준 안무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잊고 있을 리가 없다. 정말 열심히 연습했는걸.
“기껏 찾아왔더니 울고 있고. 웃으라고 했잖아-.”
“…누구,”
“은퇴발표를 하니 이것저것 많이 복잡해져서 말이지~ 늦어버렸어.”
“……빅토르. ㅂ, 비, 빅토르?!”
소매로 눈가를 슥슥 닦고 다시 보았는데 설마,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던 빅토르가 내 앞에 서 있었다. 또 그가 먼저 다가왔다.
“그보다. 유리, 왜 은퇴한다고 했어? 나 때문이야?”
“네? 그, 그게, 저기….”
“말도 안 돼. 진짜야?”
나는 그의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그러자 빅토르는 한숨을 쉬고 휴대폰에 무엇을 검색하는가 싶더니 뉴스 기사를 보여주었다.
“…하하, 재작년 기사던가요? 오랜만이네요-.”
“아냐.”
자세히 보라고, 2년 전 기사로 보여? 빅토르는 내게 그렇게 말하며 휴대폰을 눈앞으로 가져다 대었다.
[빅토르 니키포르프, 코치가 되다?!]
그 밑에는 바로 어제의 날짜가 적혀 있었다. 그리고 차근차근 기사가 불어나 오늘의 화젯거리가 되어 있었다.
“진짜…?”
“유리~, 은퇴선언 너무 빠르지 않아? 난 널 더 높은 곳에 앉혀주고 싶은데.”
“에? 저, 저는….”
“이제 너만 보려고 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빅토르? 나는 그의 말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점점 뜨거워지는 얼굴에 빅토르의 찬 손이 닿았다. 그의 찬 손은 내 얼굴에 의해 녹아내려 갔지만 이 상황에서 손이 따뜻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이다.
“유리, 계속하지 않을래? 나와 너, 둘이서.”
“전 그때.. 그때의 금메달은 원래,”
“내 것이 아니야, 유리. 그건 네 것이 맞아.”
아닌데, 그때 금메달은 빅토르에게 갔어야 하는데. 지금 분한 사람은 내가 아니라 그일 게 분명한데. 왜 그렇게 웃어주는 거예요. 가슴 한쪽이 아려왔다. 나는 다시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입술을 꽉 깨물었다.
“난 그때 너의 무대를 보고 알았어. 그때 관객들이, 널 지켜보던 선수들도 너의 무대에 압도당했고 빠져들었어.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고. 그 시점에서 이미 승자는 정해진 거야. 그렇지?”
조금 더 당당해져야 할 텐데. 그는 다시 싱긋 웃어 보이며 나를 꽉 안아주었다. 빅토르에게는 매일 신세만 지고 나는 그에게 해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것도.
“유리.”
“…….”
“넌 나에게 충분히 멋진 선물을 주었어. 내가 다시 여기로 온 이유는 더 받고 싶은 게 있어서.”
“……전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걸요.”
“No~, 왜 없다고 생각해?”
그는 내 이마에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부드러운 감촉. 빅토르의 입술이 쪽, 소리가 나며 떨어졌다. 그의 체향이 내 몸을 감쌌다. 산뜻하지만 조금은 무겁고 진중한 향기. 나는 그 향기에 취해 있었다. 무언가에 홀린 듯이 그를 쳐다보았다. 빅토르도 천천히 나와 눈을 맞춰주었다.
“너와 함께 있는 시간, 웃고 떠드는 모든 것. 그것이 나에겐 소중하고 멋진 선물이야. 그러니까,”
“…….”
“조금 더 같이할 순 없을까?”
더 말을 듣지도, 대답하지도 못했다. 기뻤다. 기쁘고 벅차오른 마음에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입을 꾹 다물고 작게 흐느끼며 빅토르를 껴안았다. 대답을 대신하기에 충분했을까, 그를 껴안은 손에 조금 더 힘을 주었다. 그와 함께라면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와 한시도 떨어질 수 없고 정말 좋아하는 피겨 스케이트를. 빅토르를.
마지막 시즌, 그 사람의 도움으로 내가 그토록 기다렸던 금메달을 안고. 목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느낌과 사람들의 환호성, 흐르는 눈물과 함께 은퇴한 지 1년이 지났다.
그리고 지금,
나는 매일매일 남아도는 시간을 얼음판 위에서 보내고 있었다.
“유리. 다시 복귀하라니까-.”
“아직 나이도 25살이고. 충분히 복귀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인데, 왜 은퇴한 거야?”
“빅토르도 지금 28살에 ㅇ, 읍!”
그거, 금지어! 하고 속삭이며 미나코 선생님의 입을 막는 유우코 누나였다. 내게 들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나 보지만 다 듣고 있었다. 반응하지 않았을 뿐이지.
“빅토르.”
나는 작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 자신의 선수 생활을 잠시 미뤄두고 코치로서 1년간 함께했다. 그리고 남은 1년, 그와는 코치가 아닌 선수로 만나 경쟁했다. 나는 내 마지막 프로그램을 내가 직접 짠 안무로 결정했다. 운이 좋았던 걸까, 아니면 심사위원의 짓궂은 장난인 걸까. 빅토르는 그때 내가 본 적 없는 최고의 무대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내 점수가 발표되는 순간 빅토르의 시선은 내게로 향해있지 않았다. 어째서 내 이름이 빅토르보다 위에 있었던 걸까. 내가 빅토르를 이겼다는 것을 어느 누가 믿을 수 있을까. 살아있는 레전드라고 불릴 만큼, 내게 완벽했던, 동경하고 있던 그 사람이. 귀가 먹먹해질 정도의 환호성에 나는 귀를 막았다. 그러자 내 앞에 그림자가 드리워지며 그가 먼저 내게 다가왔다.
“유리~, 완전히 져버렸네. 이번 너의 무대는 정말 완벽했어!”
아냐, 빅토르의 연기가 더,
“적어도 마지막은 화려하게 금메달로 장식하고 싶었는데. 하하, 앞으로도 많이 이겨야 해? 자, 웃어!”
마지막..?
“보고 있을 테니까.”
.
.
.
.
“보고 있을 테니까..”
“어이, 유ㄹ……!”
어라, 내가 왜 이러지. 나는 울지 않겠다는 다짐이 와르르 무너지며 눈물을 쏟았다. 볼을 타고 흘러내려 바닥을 적시고 있었지만 나는 미끄러지는 스케이트에 몸을 맡기고 그때 빅토르가 했던 마지막 안무를,
따라 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
바닥에 쓰러지듯 주저앉아 나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지금 내 앞에 누가 와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문득 그의 생각이 나 다시 일어나서 빅토르가 나만을 위해 만들어준 안무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잊고 있을 리가 없다. 정말 열심히 연습했는걸.
“기껏 찾아왔더니 울고 있고. 웃으라고 했잖아-.”
“…누구,”
“은퇴발표를 하니 이것저것 많이 복잡해져서 말이지~ 늦어버렸어.”
“……빅토르. ㅂ, 비, 빅토르?!”
소매로 눈가를 슥슥 닦고 다시 보았는데 설마,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던 빅토르가 내 앞에 서 있었다. 또 그가 먼저 다가왔다.
“그보다. 유리, 왜 은퇴한다고 했어? 나 때문이야?”
“네? 그, 그게, 저기….”
“말도 안 돼. 진짜야?”
나는 그의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그러자 빅토르는 한숨을 쉬고 휴대폰에 무엇을 검색하는가 싶더니 뉴스 기사를 보여주었다.
“…하하, 재작년 기사던가요? 오랜만이네요-.”
“아냐.”
자세히 보라고, 2년 전 기사로 보여? 빅토르는 내게 그렇게 말하며 휴대폰을 눈앞으로 가져다 대었다.
[빅토르 니키포르프, 코치가 되다?!]
그 밑에는 바로 어제의 날짜가 적혀 있었다. 그리고 차근차근 기사가 불어나 오늘의 화젯거리가 되어 있었다.
“진짜…?”
“유리~, 은퇴선언 너무 빠르지 않아? 난 널 더 높은 곳에 앉혀주고 싶은데.”
“에? 저, 저는….”
“이제 너만 보려고 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빅토르? 나는 그의 말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점점 뜨거워지는 얼굴에 빅토르의 찬 손이 닿았다. 그의 찬 손은 내 얼굴에 의해 녹아내려 갔지만 이 상황에서 손이 따뜻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이다.
“유리, 계속하지 않을래? 나와 너, 둘이서.”
“전 그때.. 그때의 금메달은 원래,”
“내 것이 아니야, 유리. 그건 네 것이 맞아.”
아닌데, 그때 금메달은 빅토르에게 갔어야 하는데. 지금 분한 사람은 내가 아니라 그일 게 분명한데. 왜 그렇게 웃어주는 거예요. 가슴 한쪽이 아려왔다. 나는 다시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입술을 꽉 깨물었다.
“난 그때 너의 무대를 보고 알았어. 그때 관객들이, 널 지켜보던 선수들도 너의 무대에 압도당했고 빠져들었어.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고. 그 시점에서 이미 승자는 정해진 거야. 그렇지?”
조금 더 당당해져야 할 텐데. 그는 다시 싱긋 웃어 보이며 나를 꽉 안아주었다. 빅토르에게는 매일 신세만 지고 나는 그에게 해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것도.
“유리.”
“…….”
“넌 나에게 충분히 멋진 선물을 주었어. 내가 다시 여기로 온 이유는 더 받고 싶은 게 있어서.”
“……전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걸요.”
“No~, 왜 없다고 생각해?”
그는 내 이마에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부드러운 감촉. 빅토르의 입술이 쪽, 소리가 나며 떨어졌다. 그의 체향이 내 몸을 감쌌다. 산뜻하지만 조금은 무겁고 진중한 향기. 나는 그 향기에 취해 있었다. 무언가에 홀린 듯이 그를 쳐다보았다. 빅토르도 천천히 나와 눈을 맞춰주었다.
“너와 함께 있는 시간, 웃고 떠드는 모든 것. 그것이 나에겐 소중하고 멋진 선물이야. 그러니까,”
“…….”
“조금 더 같이할 순 없을까?”
더 말을 듣지도, 대답하지도 못했다. 기뻤다. 기쁘고 벅차오른 마음에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입을 꾹 다물고 작게 흐느끼며 빅토르를 껴안았다. 대답을 대신하기에 충분했을까, 그를 껴안은 손에 조금 더 힘을 주었다. 그와 함께라면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와 한시도 떨어질 수 없고 정말 좋아하는 피겨 스케이트를. 빅토르를.
'유리 온 아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잠 없는 유리랑 아침잠 많은 빅토르 보고 싶다.. (0) | 2016.10.31 |
---|---|
유리가 빅토르가 연습하는데 방해될까봐 (0) | 2016.10.31 |
팩 하니까 생각났는데, (0) | 2016.10.31 |
[빅토카츠] 보고 있을게. (1) | 2016.10.29 |
[카츠유리] 첫인상 (0) | 2016.10.22 |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
링크
TAG
- 아곤
- 쥬몬세나
- 신세나
- 키드리쿠
- 합작
- 다무토마
- 유리온아이스
- 2월서코
- 맞리퀘
- 아곤세나
- 콘고형제
- 히루마
- 데샹마틴
- 빅토카츠
- 벨져릭
- 세나른
- 아곤히루세나
- 릭마틴
- 썰
- 아이실드21
- 데이몬
- 하이큐
- 히루세나
- 마틴미아
- 운스이
- 티엔하랑
- 피치승길
- 카츠유리
- 사이퍼즈
- 데빌배츠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글 보관함